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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 안색이 핼쑥하게 변했다.손추평이 발칵 소리를 질렀다.”얘! 방안에 있던 계집애가 없어졌다
는 거지?”국홍은 어쩔 줄 모르며 허둥지둥 대답했다.”이년을 죽여 주세요! 그 사마림 아가씨를 누
군지 구출해 가지고 뺑소니쳐 버렸어요!”손추평은 약이 바싹 올라서 하얀 이빨을 바드득바드득
갈아 붙였다. 마치 굶주린 짐승이 맛있는 고깃덩어리를 입 속에까지 넣었다가 삼켜 버리지 못하
고 딴 짐승에게 빼앗긴 것 같은 심정이었다. 그런데도 그 맛있는 고깃덩어리를 가로채 간 사람
의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되었으니, 이것은 손추평으로서는 꿈에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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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다.바로 이와 때를 같이해서, 손추평이 거처하는 집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 시냇가에
서는 연비가 누구의 손엔지 텀벙! 소리를 내며 시냇물 속으로 내동댕이쳐졌다.다행히 시냇물은
깊지 않았다. 전신이 싸늘한 물속에 잠겼을 때에서야 연비는 번쩍 맑은 정신이 들었다. 깜짝 놀라
벌떡 일어섰다. 고개를 사방으로 두리번두리번 자세히 살펴봤다.시냇가에는 새빨간 옷을 입은
두 여자들이 나란히 서 있었다.연비는 천수관음 손추평이 자기를 시냇물 속으로 내동댕이친 줄
알고 고함을 질렀다.”이게 무슨 짓이오! 사람을 놀림감으로 아시오?”단숨에 물속에서 뛰쳐나
와 시냇가로 달려갔다.”호호호! 이제야 밝은 정신이‥‥‥‥”한 여자의 가볍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아휴, 하마터면 정말 큰일‥‥‥‥”또 한 여자의 긴 한숨 소리도 들렸다.”젊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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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맑은 정신을 차렸어?”여자의 음성이 귓전을 스칠 때, 누구의 음성인지 분간키 어려워
서, 연비는 또 한 번 자세히 신변을 휘둘러 봤다.그것은 바로 예봉 사마림 아가씨의 음성임을
확인했다.아가씨와 나란히 서 있는 또 다른 여자는, 나이가 천수관음 손추평과 비슷한 또래의
중년 여자였다.이 새빨간 옷을 입은 중년 여자는 얼굴에 차가운 서릿발이 뻗쳐있는 듯 매서워 보
였고, 좀체로 침범하기 어려운 여자로서의 앙칼진 위엄을 지니고 있었다.연비는 어리둥절했다.
물독 속에서 나온 생쥐 마냥, 전신이 흠뻑 젖어서 물을 줄줄 흘리면서 우두커니 서 있을 뿐,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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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어찌 된 영문인지를 알 수 없었다.또다시 사마림 아가씨가 긴 한숨을 내쉬고 말하는 소리
가 들렸다.”젊은 친구! 빨리 이리 와서 이 선배님께 인사 여쭙도록 해요!”그 새빨간 옷을 입은
중년 여자는 그제서야 얼굴에 가느다란 미소가 어느 구석에선지 감도는 것 같아 보였다. 아
주 점잖게 말했다.”젊은 친구! 그대는 손추평의 독주를‥‥‥ 발성주를 마셨단 말이야! 하마
터면 아차하는 순간에 큰일을 저지를 뻔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