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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에서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내가 이계인이라는 걸 모르니까.난 산골에서 살다 와서 세상 물정
을 영 모른다는 설정을 최대한 납득시키고자 하는 표정으로 일관했다. 힐가스는 무뚝뚝한 면이 있는 딱
정벌레라 친절함을 발휘해서 뭔가 알려주려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저 발광 기름이 든 병을 들고서는
창고를 걸어달 뿐이었다.내가 파루스 판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나를 소개할 때, 외부와 단절된 곳에서
가족들과만 살아와서 세상물정을 모른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 그런 설정(?)은약간 억지로라도 사람들
을 납득하게 만들었고, 모르는 것을 잘 설명할 수 있게끔만들었다. 힐가스처럼 그냥 무시하게 만드는 효
과도 있었지만.워낙에 짐이 많아(대체 식당에서 왜 이렇게 많은 짐을 필요로 하는지 모르겠다)미로처럼
되어있는 창고의 내부는 겉으로 보기보다 훨씬 커보였다. 되는대로 물건을 마구잡이로 가져다 넣은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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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군, 이건.손수레를 끌고 발광 기름에서 나오는 불빛에 의지하여 한참을 걸었을까, 힐가스는 비교적
다른 천보다 두터운 먼지를 쌓은 천 앞에 멈췄다. 여기가 목적지(?)인가보군.힐가스는 천천히 천을 거둬
들이기 시작했다. 역시 사용할 수 있는 팔이 네개이다보니 인간이라면 다른 사람에게 넘겼을 발광 기름병
을 그대로 들고서고 여유 있게천을 거둬들이고 있었다. 게다가 엄청난 속도로 깔끔하게 냅킨을 접는 달
인의 솜씨는 그 규모가 커지더라도 여지없이 발휘되고 있었다.순식간에 거대한 천이 거둬지면서 안의
내용물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각종 가구와 크리스털 세공품들이 천에 쌓여있던 먼지와는 아무런 연관도
없는 듯 발광 기름의 빛에 번쩍이기 시작했다.복잡한 무늬처럼 번뜩이는 곡성들과 하얗게 반사하는 빛
을 보며, 나는 불현듯 그곳의 모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나를 이 세계로 불러들인 그 노인이 있는 불가
사의한 실험실의 광경이.눈을 찔러오는 듯한 하얀 빛에 나는 짜증을 느끼며 눈을 떴다. 대체 어떤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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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가사람 자고 있는 머리 위에 형광등을 켜놓은 거야? 지희냐, 지선이냐?”우으…. 눈부셔….”게슴츠레
뜨고 천장의 형광등을 노려볼 생각이었던 나는 그 생각을 버려야 했다.내가 알기로는 늘어뜨려진 유리
기둥 사이로 떠도는 빛무리가 있는 형광등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마치 샹들리에 같다. 기다란 유리
같은 투명한 기둥이 제멋대로의 길이를 가지고늘어져 있었음, 그 주위로는 하얀 빛덩어리들이 길게 꼬
리를 그리며 헤엄치듯 떠다니고 있었다. 기둥을 통과하지는 않고 살짝 스쳐 지나가면, 유리는 작게 번뜩
이며 그 빛을 산란했다.”뭐야?!”큰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누워있는 곳은 엄청 푹신하
고 화려한침대였다. 의아한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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