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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도사는 신형(身形)을 훌쩍 날렸다.회오리바람처럼 날쌘 동작으로 화상의 손에서 도목검을

낚아채서 자기 손에 도로 움켜잡았다.날렸던 몸이 땅에 내려서지도 않은 채 그대로 너랫 장 거

리를 바람처럼 멀찍이 날아 버렸다.화상은 아무런 방비도 하지 않고 있다가 도목검을 늙은 도

사에게 빼앗기게 되니, 약이 바짝 올라서 목청이 터지도록 소리를 질렀다.”좋다! 이 늙은 도사

야! 나를 이렇게 골탕을 먹였겠다! 어디 두고보자!”그는 머리에 쓰고 있던 다 찢어진 낡은 승모

(僧帽)를 손으로 움켜잡고는 늙은 도사를 향해 힘껏 던져 버렸다.비록 보잘것없는 낡은 승모였지

만, 거기서 뻗쳐 나는 힘은 결코 만만한 게 아니었다. 쉭 하는 소리와 함께 승모는 화살같이 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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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의 앞으로 날아들었다.늙은 도사는 몸을 재빨리 앞으로 뽑았다. 손에 잡고 있는 도목검을 번

쩍 높이 쳐들었다. 칼끝으로 그 낡은 승모를 찔러서 물리쳐 버리려는 것이었다.그런데 괴상한 일

이었다.늙은 도사의 칼끝이 낡은 승모의 변두리를 스칠락 말락 했을 때, 그 승모는 별안간 눈이라

도 달려 있는 것처럼, 너댓 자나 공중으로 높이 치솟아 버렸다.또다시 쉭 ! 소리와 함께 그 승모

는 늙은 도사의 한편 어깨에 떨어지려고 했다.늙은 도사는 칼을 거둬 들이며 몸을 다시 날리려고

했으나, 이미 그럴 만한 겨를이 없었다.대뜸, 왼손에 잡고 있던 총채를 높이 쳐들어 마구 휘둘렀다

. 총채에서는 맹렬한 바람이 뻗쳐 나서, 간신히 맞은 승모를 너댓 자 거리쯤 물리쳐 버렸고, 늙은

도사는 그 틈을 타서 몸을 비스듬히 옆으로 뽑아 너댓 장 거리를 물러섰다.이때, 화상의 고함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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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가 또 들려 왔다.”모자야! 늙은 도사를 후려갈겨라! 도무지 돼먹지 않았거든! 술 몇 잔 마시게

해달라는데 그것도 거절을 하다니!”화상은 말을 마치자마자, 손가락 끝으로 찌를 듯이 늙은 도사

를 가리켰다.정말 괴상한 일이었다.그 낡고 찢어진 승모는 사람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다는 듯,

하라는 대로 척척 움직이는 것이었다. 그 승모는 공중에 뜬 채 빙글 돌아 동그라미를 그리더니, 쉭

하는 음향과 함께 여전히 늙은 도사를 쫓아가고 있었다.바로 이때, 늙은 도사의 등덜미에서 느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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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이 누군지 껄껄대고 호탕하게 웃는 소리가 들려 왔다.”화상께서 늙은 도사님을 괴롭히신다면,

소생은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그 말소리에 날카로운 퉁소 소리가 섞여서 하늘을 갈

라 놓을 듯이 높이 울려 퍼졌다.흰빛이 번쩍 한줄기 뻗쳐 났다. 그 흰빛은 위에서 아래로 화살같이

꽂혀서, 낡은 승모를 눌러 버렸다.화상은 돌연 목청이 터질 듯 고함을 질렀다.”좋다! 이 비렁뱅이

친구야! 자네가 감히 늙은 도사의 편이 되어가지고 나를 골탕을 먹이려 들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