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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 약은 소(邵)‥‥‥ 소씨라는 그 청년에게 먹이시려는 약이죠?”또다시 노인의 음성이

들렸다.”이제는 네년도 내가 약을 만드느라 시간을 지연시켰다고 원망하지는 않겠지?”여자의 음성

이 톡 쏴 붙였다.”전 몰라요! 할아버지는 공연히 저만 놀리시느라구…”바로 옆에 서 있는 한 그루 다

른 나무 위에서 또 다른 여자의 음성이 들려 왔다.”아가씨! 우리 소씨 도련님을 정말 구출해 드릴 수

있게 될까요? 그렇게만 된다면야 오죽 좋겠어요만‥‥‥‥”또 다른 여자의 음성이 자못 애절하게

들려 왔다.”정말‥‥‥ 정말‥‥‥ 그렇게만 된다면 천지 신명에게 천만 번 감사를 드려두‥‥‥ 그

리고 이번에 정말 다시 살아나신다면 그분의 얼굴에 그 보기 흉한 상처의 흔적도 씻은 듯이 없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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겠지.”또 다른 여자의 음성이 몹시 재촉하는 듯 말했다.”그럼, 우리 빨리 저 시냇가로 가요. 만약에 그

마귀 두목 같은 놈이 이런 눈치를 챈다면, 우리 주육화상 아저씨 혼자서는 감당해 내지 못할 테니‥

‥‥”이편에 서 있는 한 그루 다른 나무 위에서 늙수그레한 음성이 명령이나 하듯 점잖게 분부했다.

“그래, 그래, 그렇게 하거라. 얘야, 어쨌든 너희들은 먼저 가 보란 말이다. 나는 약초(藥草)를 몇 가지

더 캐 가지구‥‥‥ 사흘 후에는 내 꼭 어김없이 그곳으로 달려갈 테니 아무 걱정 말구 어서들 가거

라.”한때 바람 소리가 살랑살랑 들려 오다가 또다시 죽음 같은 정적만이 계속되었다.바로 그날 밤, 똑

같은 시간.신계 성안.네모진 괴상한 얼굴에 팔자 수염을 삐죽하게 양편으로 뻗친 장돌뱅이 한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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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으로 약상자 하나를 벌렁덜렁 흔들면서 자못 바쁜 듯 총총걸음으로 성황묘(城隍廟)를 향해서 달

려가고 있었다.그 장돌뱅이 바로 뒤에는 푸른빛 헝겊으로 머리를 칭칭 감아서 싸맨 아가씨 하나가 발

에 불이 나도록 부지런히 따라가고 있었다.두 사람은 성황묘 문 앞까지 와서 걸음을 멈추고 우뚝 섰.

사방을 두루두루 조심조심 휘둘러 봤다. 장돌뱅이는 별안간 날쌘 동작으로 성황묘 담 밑으로 달려가더

니 담 위에다 뭣인지 손가락으로 슬쩍슬쩍 그림을 그려 놓고 번개불같이 몸을 날려 칠흑 같은 어둠 속

으로 사라져 버렸다.성황묘를 뒤로 하고 한참 동안 걸어 나온 두 사람은 한군데 좁디좁은 뒷골목으로

몸을 감춰 버렸다. 한 채, 얕으막한 초가집 속으로 머리를 옴츠러뜨리고 불쑥 들어섰다.장돌뱅이는

그제서야 속이 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