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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떠 있던 하나의 낡은 신짝은 주육화상의 말을 알아들었다는 듯, 하늘을 빙글 한바퀴 돌고 나서

허비가 맴을 돌고 몸을 가누고 서기 전에 팍하는 소리를 내고 날쌔게도 허비의 한편 어깻죽지를 후

려갈겼다.하잘 것 없는 하나의 낡은 신짝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이 후려갈기는 힘은 호되고 매서웠다.

“으흥!”허비는 약간 놀랐다는 듯 코웃음을 치면서 몸을 비칠비칠, 몇 발자국을 뒤로 물러선 후에야

간신히 몸을 가눌 수 있었다.그러나 주육화상은 허비에게 숨을 돌릴 만한 여유도 주지 않았다. 또

한 번 껄껄 껄껄 웃었다.낡은 신짝은 마치 살아 있는 물건처럼 주육화상의 웃음소리가 뭣을 말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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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듣는다는 듯, 악착같이 허비의 신변을 향하고 덤벼드는 것이었다.허비는 오른편 손가락을 불쑥

뻗쳤다.한 가닥 손가락에서 새카만 빛이 번쩍번쩍했다. 한줄기 시커먼 연기가 뻗쳐 났다.”이쿠! 이놈

이!”주육화상은 대경 실색하며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뺑소니를 쳤다. 달아나면서 머리를 몇 번인지

흔들흔들했다.그의 머리 위에 얹혀 있던 승모(僧帽)가 별안간 허공으로 불끈 솟아올랐다. 뻗쳐 들어오

는 시커먼 연기를 가로막아 버렸다.싸악!비단이 찢어지는 것 같은 묘한 소리가 났다.화상의 낡은 모자

는 허비의 무시무시한 연기를 막아내기는 했으나, 그와 동시에 산산조각으로 찢어져서 사방으로 흩어

져 버렸다.매소천은 그 광경을 보고만 있다가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았다. 일찍이 무예계의 허다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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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 인물들을 때려 눕힌 주육화상의 낡은 모자가 허비의 한줄기 지풍 앞에 맥을 못 추고 산산조각으로

찢어져 버렸다는 것은 너무나 뜻밖의 일이었다.이쯤 되고 보니, 매소천은 무예계의 규칙이니 체면

이니를 돌보고있을 겨를이 없었다.”에잇 ! 이놈, 꼼짝 말고 게 있거라!”호통을 치면서 옥퉁소를 휘둘렀

다.여덟 가지 기묘한 음향이 일제히 울려 퍼졌고 한줄기 하얀 무지개가 화살처럼 뻗쳐 났다. 매소천의

한 자루 옥퉁소가 다년간 무예계에 쟁쟁한 명성을 떨친 것은 결코 헛되이 전해진 것은 아니었다.

퉁소 소리가 울려 퍼지자마자, 일견사 허비는 주육화상을 쫓아갈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신형(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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形)을 홱 돌렸다.손가락 끝에서 뻗쳐 나는 한줄기 시커먼 연기를 허공으로 솟구쳐 마치 용이 공중을 날

듯 유유히 빙글빙글 돌고 있을 때, 뜻밖에도 매소천의 하얀 무지개가 허공을 향하여 화살처럼 뻗쳤다.

그리고 매소천이 허비의 시커먼 연기를 슬쩍 피해 버리는 순간에, 난데없이 하늘이 무너지는 것같이

살벌하고 요란스런 음향이 허공에서 울려 퍼졌다.위를 향하고 화살처럼 뻗치던 하얀 무지개는 사방으

로 흩어지며 허비를 완전히 포위해 버렸다.허비는 당황해서 날쌘 동작